겨울 바다
-은솔 문 현우
혹한기의 겨울 바다에
내리는 눈을 보았는가
갈매기 기룩기룩 울어대며
포구에 들이치는 파도,
소금내음 비릿한 한겨울의 가운데에서
울부짖는 거센 노호(怒
안으로만 침묵하는 바다는
성긴 눈발이 내장으로 녹아들 때
두고온 고향이 그립다
이만치 방파제에 기대어 서보면
저만치 점점 어두워가는 섬 언저리,
수평선 끝간 곳에 시선은 머물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작고 힘없는 것들을 향하여
구도자의 자태로 서게 한다
빙하기의 바다에
차가운 설편(雪片)이 쏟아지고
자꾸만 암울해가는 우리의 희망은
어디만큼 움츠려가고 있는가
얼어붙은 바다에
살아흐르는 물소리 들리고
굽이치는 포말(泡沫),
그대 분노의 격랑(激浪) 되어
창공 향해 힘껏 치솟을 때
바다는 안을 보며 살라 한다
우리가 잊을 수 없는
가난하나 여리고 질긴
삶을 위하여......
'♧은솔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 문 율 (0) | 2020.12.29 |
---|---|
사랑의 여명 (0) | 2020.12.28 |
꽃 (0) | 2020.12.26 |
즐거운 성탄절 되세요 (0) | 2020.12.25 |
성탄절에 드리는 기도 (0) | 2020.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