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문 율 』
-은솔 문 현우-
얼마나 달려온 시간들이었을까?
어느새 내 얼굴 위에는
허겁지겁 쫓기듯 살아온
지난 날의 궤적이 한둘 그어지고
한숨 속에 묻어나는 초라한 초상들
흔들리는 삶의 멀미 속에서
헤어지고 만난 사람들
쇼윈도우에 진열된 마네킹의 형상처럼
生의 프리즘에 투영된
핏기없는 얼굴
내 무엇을 찾아 방황하다
여기에 왔는가?
대지 위를 달구던 태양의 열기도
서서히 식어가면
고개 숙인 머리 위로 나리는 어스름
낮은 밤에서 어둠을 벗겨버린
하얀 시간,
나는 무엇을 바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