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불 면

이카루스。 2024. 11. 11. 16:01
 

불 면 / 은솔 문 현우 잠이 휘청이고 있다 거센 바람이 마른 가지들을 부러뜨리고 뜨락을 서성이던 시간은 사라져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잠은 천정에 매달려 있다가 갈래갈래 찢겨 흩어지고 있다 발 아래 누운 풀들의 핏기 없는 입술 텅빈 가슴은 매일밤 강 건너의 추위를 몰아오고 있다 모세혈관의 파열되는 소리 뜰에서 지평으로,땅에서 다시 방으로 이어지는 밤의 미로에는 잠이 이리저리 뒤척이고, 내 시퍼런 외로움이 얼어붙은 밤하늘에 걸려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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