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그리움 / 藝香 도지현
며칠 쉬는 동안
해묵은 책장을 정리하는데
무슨 보물인 양
처녀 때부터 끼고 다는 책에서
흑백의 추억 하나가 떨어진다
흐린 시력 속에서
아스라한 기억의 한 단면이 보이고
눈물이 방울 되어
발끝으로 또르르 굴러간다
구르는 방울에 뒤섞인 추억
피아노의 건반을 죄다 두드리는
큰 울림이 되어 뇌리를 흔드는데
피아니스트가 꿈인 사람
안개비 속으로 사라져 간 사랑
흑백의 건반 위에
그리움 하나가 뽀얗게 피어오르는데
2019-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