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겨울 풍경

이카루스。 2021. 12. 16. 20:15


♣ 겨울 풍경♣

-은솔 문 현우-

칼바람의 반역에 의해
벗겨진 모자를 걸치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산

숱하게 묻힌 뼈를 감춘 채
땅은 엉거주춤

구부리고 있다


뒤엉킨 흑색 편린들
헐벗은 육신을 때리는 눈보라에
몸을 내맡긴 채

나무는 앙상한 마디마디가
백내장 걸린 희뿌연 시선으로
표백되어
덩그마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