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면
-은솔 문 현우-
잠이 휘청이고 있다
거센 바람이 마른 가지들을 부러뜨리고
뜨락을 서성이던 시간은 사라져
자취를 찾을 수가 없다
잠은 천정에 매달려 있다가
갈래갈래 찢겨 흩어지고 있다
발 아래 누운 풀들의 핏기 없는 입술
텅빈 가슴은 매일밤
강 건너의 추위를 몰아오고 있다
모세혈관의 파열되는 소리
뜰에서 지평으로,땅에서 다시
방으로 이어지는 밤의 미로에는
잠이 이리저리 뒤척이고,
내 시퍼런 외로움이
얼어붙은 밤하늘에 걸려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