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3 / 은솔 문 현우
지표 위로 어둠이 밀려오고
또 밤이 내리면
시계소리의 째깍거리는 음향이
정적 속에 귓전을 두드린다
밤은 인간을 착 가라앉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나 보다
때로 시끌벅적한 불빛 아래
벌개진 얼굴로
위세등등한 하이토운을 내지르게도 하지만
적막과 적나라한 인간상의 이중구조.
그 상충되는 이율배반은
떠오르지 않는 언어의 형상화작업,
그 되풀이 되는 메카니즘처럼
맞물려져서 돌아가는 순환이다
흑단의 밤은
숙명처럼 인간을 진실되게끔,
또 가식과 어둠으로 함몰되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