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시♧

12월의 연가....김준태

이카루스。 2017. 12. 10. 11:50

 

 

 

 

12월의 연가....김준태

 

겨울이 온다 해도

나는 슬퍼하지 않으리.

 

멀리서 밀려오는 찬바람이

꽃과 나무와 세상의 모든 향기를 거두어 가도

그대여. 나는 오히려 가슴 뜨거워지리.

 

더 멀리서 불어오는 12월 끝의 바람이

그 무성했던 그림자마저 거두어 가버릴지라도

사랑이여, 나는 끝끝내 가슴 뜨거워 설레이리

 

저 벌판의 논고랑에 고인 조그마한 물방울 속에서도

때로는 살얼음 밑에서도 숨쉬며 반짝이는 송사리떼들

그 송사리떼들의 반짝임 속이라도 내 마음을 부벼 넣으리

 

어쩌면 상수리나무 몇 그루처럼 산등성이에 머무는

우리 시대 그대여. 겨울의 그 끝은....

오히려 사랑의 처절한 불꽃으로 타오르리.

 

지금은 두 손뿐인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