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백 / 은솔 문 현우
꿈꾸듯 살아가는 일이란
그다지 어려워보이지 않는다
갈증을 실현하고픈 마음으로 전력을 다하는 것
그러나 정작 목마른 내 영혼은
때로 절망을 껴안고 절벽으로 투신한다
세상은 왜 그리도 냉정하게
좌절만을 가져다주는가
마른 기침이 정박해버린
각혈하는 심연의 안타까움
피맺힌 손 끝으로 무엇을 지으랴
되풀이하여 짓고 부수는 해머 소리
밤의 끝 사위어 하얗게 치솟아도
늘 백지로 비어있는 공간
산다는건 어쩌면 짓는 일이 아니라
무너져내린 것들 어루만지는 일
내려앉은 가슴 한켠에서
무시로 자라는 그리움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