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독 백

이카루스。 2020. 6. 19. 21:44

독 백 / 은솔 문 현우
꿈꾸듯 살아가는 일이란 그다지 어려워보이지 않는다 갈증을 실현하고픈 마음으로 전력을 다하는 것 그러나 정작 목마른 내 영혼은 때로 절망을 껴안고 절벽으로 투신한다 세상은 왜 그리도 냉정하게 좌절만을 가져다주는가 마른 기침이 정박해버린 각혈하는 심연의 안타까움 피맺힌 손 끝으로 무엇을 지으랴 되풀이하여 짓고 부수는 해머 소리 밤의 끝 사위어 하얗게 치솟아도 늘 백지로 비어있는 공간 산다는건 어쩌면 짓는 일이 아니라 무너져내린 것들 어루만지는 일 내려앉은 가슴 한켠에서 무시로 자라는 그리움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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