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뎃 상 Q

이카루스。 2020. 6. 17. 13:17
 
뎃 상 Q / 은솔 문 현우
그대 보았는가
비가 내리는 저녁
도심의 언저리에서 흩어지는
비안개 속 조각난 기억의 아른거림을, 
어둠처럼 번지어가는 
우리네의 박제된 삶의 편린(片鱗)을.
언제부턴가
멀어져가는 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있던
흔들리는 사랑의 멀미 속에서
습관처럼 익숙해져버린 체념과 미련은
마주할 수 없는 시간을 낳고
점액질의 구역질,
내 영혼의 길모퉁이에 서서
각혈질의 고통을 토해내는
生의 아프락싸스.
마비되어버린 육신은
통증을 마다하지 않고
흐느적거리는 연체동물인양
수초의 움직임을 닮아가는데,
그대,태양을 향해 선 나무로
화판을 수놓아가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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