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D M Z(비무장지대)

이카루스。 2022. 7. 20. 08:07

해병대1사단 수색대대, 대대급 전술종합훈련 실시

D M Z -은솔 문 현우- 1. 군복무 시절 나는 난생 처음으로 비무장지대에서 생활해 보았다. 찬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불어대는 광활한 갈대숲 사이로 머리 풀어헤치던 강물, 강을 사이에 두고 숨가쁜 격전이 오갔을 즈음에 먼 길을 떠나는 군장 꾸리던 병사의 동공에 이슬로 어리었을 어머님 모습,DMZ의 강물 위에 무심히 부서지는 햇살. 2. 수색 작전 중이나 GP 근무를 설 때 나는 키보다도 몇 배 높이 자란 갈대숲 너머 푸른 하늘로 그리움을 띄워보내곤 했다. 수풀 사이 강물은 갈 수 없는 먼 땅과 고향으로 대남방송 메가폰 소리와 엠육공 차량에서 마주치던 미국놈의 헬로우와 아군 부대의 욕설을 담아 무심히 흘러갔다. 3. 달 밝은 밤 간혹 철책선 너머에선 노루나 야생 짐승이 지뢰를 밟아 폭음을 일으켜 잠든 어둠을 흔들었다. 방한모 깃을 내려도 스미는 한기,판초우의에 내리던 밤이슬은 매복 때 마다 개구리인지 맹꽁이인지 알 수 없는 얼어붙은 울음 소리를 몰고오곤 했다. 4. 이제 나는 알겠다. 흰 달빛 아래 백골처럼 누워있는 백야.크레모아와 엠식스틴 소총에 어리던 열강의 헤게모니 같은 서리의 비극을, 숱한 이름 없는 비목과 수색매복이 동강난 반도에 원혼처럼 흘리던 한의 피를. 5. 동트는 아침 나는 민통선 너머로 남방 한계선 철책에 기대어 피어난 이름 모를 풀과 강물을 굽어보았다. 아스라한 북녘 산하 첩첩산중을 휘돌아나온 은빛 강물은 길게 용트림하며 비무장지대를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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