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떨어져 내린 날에... 』
-은솔 문 현우-
가을이 떨어져 내린 어느 날
낙엽으로 덮인 호젓한 길을
옷깃을 올리고 고개 숙인 채
말없이 걸었습니다
낙엽이 지층처럼 쌓인 이 길을
홀로 걸어야 했음은
기억 속의 사랑이 희미한 까닭에
가슴속 우울함 거두고 싶어서였지만
외진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눈물은 볼을 타고 흐르고
한 마리 외로운 새
생각이 났습니다
당신의 신비스런 환상이 있어
인내하며 당신을 불렀지만
당신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줄기 투명한 바람이었습니다
쓸쓸함을 홀로 말없이 사위며
낙엽진 길을
외로이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