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날지못한 새의 연가

이카루스。 2024. 12. 22. 09:19

 

 

날지못한 새의 연가 / 은솔 문 현우

 

사랑은 당신이 떠나간 자리에
머물다만 기억으로
우리들의 지난 날을
겨울의 따스함으로 감싼다.


나는 듣는다
얼어붙은 대지 혹은 겨울 강변에
일어섰다가 쓰러지는 물새 새끼의 울음소리를.
꿈틀거리는 우리의 의식을
冬天의 피안으로 이끌어가는 낮은 흔들림
날지못한 불새의 깃털질하는 비상은
어느 하늘 아래 맴돌고 있는가.

아아,단 한번의 몸놀림으로
저 푸른 창공으로 솟구칠 수 있다면..
흩어지는 분수의 수편되어
낙하하는 삶.
물방울로 점철되어 돌아가는 순환의 늪

어느 분수대 위에 새겨진 당신의 이름은
뜨거운 입김으로 녹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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