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시♧

바람의 장지(藏地)

이카루스。 2019. 11. 13. 21:10

 

      바람의 장지(藏地)

       

      한 정우

       

       

      전력의속도다

      경적을 울리며 비상등이 켜진다

       

      또 어느 비명을 거두려는가

       

      바람은 예기치않은 방음벽,

      그 가파른 기세에 서둘러 선회한다

      부딪혀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여린 생명들,

      파르르 깃털이 흩어진다

      널브러진 핏빛 비명 위로

      허리 잘린 구름이 흘러내린다

       

      지상과 파란 하늘 사이

      저 투명한 경계의 벽에 숨겨진,붉은 비수를

      지상의 눈들은 보지 못했가

       

      아니다

      아니다

       

      남풍 따뜻한 하늘등성이

      숭숭숭 구멍을 낸 바람의 장지로

      새들이 날아온다

      고라니 떼,길을 세워 세로로 달려온다

      바람보다 가벼운 뼈

      바람 깊숙이 묻어 스스로를 풍장 한다

       

      들리지않는 호곡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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