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장지(藏地)
한 정우
전력의속도다
경적을 울리며 비상등이 켜진다
또 어느 비명을 거두려는가
바람은 예기치않은 방음벽,
그 가파른 기세에 서둘러 선회한다
부딪혀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여린 생명들,
파르르 깃털이 흩어진다
널브러진 핏빛 비명 위로
허리 잘린 구름이 흘러내린다
지상과 파란 하늘 사이
저 투명한 경계의 벽에 숨겨진,붉은 비수를
지상의 눈들은 보지 못했가
아니다
아니다
남풍 따뜻한 하늘등성이
숭숭숭 구멍을 낸 바람의 장지로
새들이 날아온다
고라니 떼,길을 세워 세로로 달려온다
바람보다 가벼운 뼈를
바람 깊숙이 묻어 스스로를 풍장 한다
들리지않는 호곡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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