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 여 름 』 / 은솔 문 현우
늦여름길에 줄지어선 코스모스
바람결 따라 바뀌어가는 계절
들불연기 머리 풀어헤치는 기억의 저편
아직도 슬퍼할 일이 남아있다는 것은
그리움보다도 비애보다도
일면 스스로를 다독이는 위로,
머잖아 철새들의 울음소리 묻어나게될 길
마른 나뭇잎 우수수 떨어지고
바람에 몸을 내맡긴 채 흩어져갈 때
가슴에 찡하게 와닿는 서글픔
멀리까지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사연
희미한 불빛 창가에
잠들 수 없는 영혼의 그늘진 흔적
홀로 서성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