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의 어느 날에... 』 / 은솔 문 현우
한파가 몰아닥친 11월 어느 날
나뭇잎이 찬바람에 뒹구는 호젓한 길을
옷깃을 올리고 고개 숙인 채
말없이 걸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볼을 때리는 이 길을
홀로 걸어야 했음은
기억 속의 사랑이 희미한 까닭에
가슴속 우울함 거두고 싶어서였지만
외진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눈물은 볼을 타고 흐르고
한 마리 외로운 새
생각이 났습니다
당신의 신비스런 환상이 있어
인내하며 당신을 불렀지만
당신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줄기 투명한 바람이었습니다
고독함을 말없이 삭히며
외로운 길을
쓸쓸이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