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思 父 詞

이카루스。 2023. 4. 28. 17:44

 

    思 父 詞 -은솔 문 현우- 아버지 당신께서 피 토하며 스러지신 그 날 왠지 멀기만하던 별 하나 없이 흐린 하늘. 집으로 가는 길 모퉁이 가로등 불빛 아래 왠지 불길한 느낌이 휙 뇌리를 스쳐갔었지요 집에 도착하니 작은 형이 혼자 있었고 잠시 후 걸려온 전화는 당신께서 쓰러져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계시다고 했습니다 믿을 수 없어 택시를 잡아타고 형과 달려간 응급실엔 눈을 뜨신 채 운명하신 당신께서 허공을 바라보며 누워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선 통곡하셨지만 기가 막힌 우리는 울 수도 없었습니다 그 모습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불평과 반항만 하던 철부지 막내 아들 어언 가신지 사십 년이 넘었습니다 당신의 무덤 앞에 두손 모으고 침묵의 기도 올리면 이제 슬픔도 잊혀진 무심함, 인간사가 야속키도 한데 무덤가 잡초 뽑고 떠나와도 그저 담담한 심정 이렇게 지천에 만발했던 봄꽃들이 지고 녹음이 서서히 짙어가는 즈음엔 아버님이 더욱 그리워지고 바람은 오늘따라 왠지 싱싱 불고 자꾸만 슬퍼지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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