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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깊어가고

『 그리움은 깊어가고 』 / 은솔 문 현우 오늘따라 그대가 이렇게 생각남은 어인 연유인가 창 밖 회빛 하늘을 이고 저멀리 그리움만큼한 당신의 초상 보고픈 사람의 온기가 스며있을 것같은 사진 속의 미소짓는 모습 부서져내리는 숱한 의미와 사념의 부스러기들 나는 의도적으로 그대를 그리워했던가 나도 모르게 사랑한 것일까? 감내하기 힘든 보고픔을 어루만지는 그리움의 성긴 응고체 이렇게 혼자서만 용해시켜야할 그대와 나, 나와 그대의 먼 강폭.

존재하는 것들은...

존재하는 것들은... / 은솔 문 현우 존재하는 것들은 깨진다 돌을 깨니 모래가 된다 얼음을 깨니 이슬이 된다 말을 깨니 별이 된다 눈물을 깨니 상처가 된다 나를 깨니 피가 난다 절망으로 피는 꽃나무 꽃이 깨지니 열매가 된다 존재하는 것들은 허물을 벗는다 알의 허물을 벗고 나오는 애벌레 애벌레의 허물을 벗고 나오는 유충 유충의 허물을 벗고 나오는 나비 허물을 벗고 번쩍 뜨는 속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