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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겨울날에

『 포근한 겨울날에 』/ 은솔 문 현우 겨울 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인 즈음 아침에는 바람이 살갗을 매섭게 스치지만 유리창 너머 보이는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태양빛은 창공에 서고 저멀리 높은건 하늘 기억을 스쳐가다. 인적이 없는 들판 사이로 해맑은 웃음을 날리고 어느 젊은 연인들의 싱그런 모습이 머물다갔을 고운 풍경 하나 따사로와질 햇빛 부서지는 아래 가슴에 남아있을 연가는 침묵으로 흩어져 내릴테고, 이렇게 포근한 날이면 떠오르는 애련한 기억...

동굴성(洞窟聲)

동굴성(洞窟聲) -은솔 문 현우- 1. 비말(飛沫)하는 시간의 늪에 서서 한 줄기 환상의 노예가 되길 꿈꾸었던 이방인의 독백을 아시오? 매캐한 담배연기가 허공을 어둠처럼 수놓아가고 흐느적거리는 육신이 촛점 잃은 동공에 와닿을 때면 그는 불거진 손을 놀려 원시의 유희를 시작하오 2. 마녀의 주문이 깃들기 시작하는 눈동자 속의 암흑, 그 그림자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의 발자국들이 걸리는 곳마다 머무는 시간의 파편 누군가 그가 이를 희죽이 드러내고-바보처럼- 웃는 모습을 보았을게요 3. 바다는 사납게 포효하고 있었소 동굴에 갇힌 프로메테우스는 절벽의 폭포수를 온몸에 맞고있었고 콘도르가 날아들고 있었소 한사코 재생되는 간(肝)은 날카로운 부리에 맡겨지고 마녀의 주문은 계속되고 폭포와 포세이돈의 숨결이 어우러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