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 父 詞 / 은솔 문 현우아버지당신께서 피 토하며 스러지신 그 날왠지 멀기만하던 별 하나 없이 흐린 하늘.집으로 가는 길 모퉁이 가로등 불빛 아래왠지 불길한 느낌이 휙 뇌리를 스쳐갔었지요집에 도착하니 작은 형이 혼자 있었고잠시 후 걸려온 전화는당신께서 쓰러져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계시다고 했습니다믿을 수 없어 택시를 잡아타고 형과 달려간응급실엔 눈을 뜨신 채 운명하신 당신께서 허공을 바라보며 누워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선 통곡하셨지만 기가 막힌 우리는울 수도 없었습니다그 모습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생생하게 기억됩니다불평과 반항만 하던 철부지 막내 아들어언 가신지 사십 년이 넘었습니다당신의 무덤 앞에두손 모으고침묵의 기도 올리면이제 슬픔도 잊혀진 무심함,인간사가 야속키도 한데무덤가 잡초 뽑고 떠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