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연가
-은솔 문 현우-
어두운 늦가을 저녁
빈 숲 속을 지나는 밤바람
그대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가
그 나목의 숲 언저리에서
그대가 부르는 내 이름이었던가
아마 싸늘한 세월이 지나는 소리였겠지
아마 한세상 살아가는 우리들의 얘기였겠지
나는 바람이 되어
그대 창문으로 간다
불은 이미 꺼지고
깊이깊이 잠든 그대에게
나는 바람이 되어
그대 가슴 속에서 분다
잎이 져버린 어두운 숲 속을
찬 바람이 되어 헤매며
별빛을 본다
나의 바람은 이제 꽃이 되어
그대의 가슴 속에서 피고
나는 바람이 되어
그대 가슴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