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의 멍에 』 / 은솔 문 현우
막다른 골목에 이른
인연의 출구
내 어이 기억할 수 밖에 없는
당신의 이름.
뇌수의 백지 위에
숱하게 그려지는
당신과 나의 지난 날의 형상
흩어진 추억의 시간 위로
뿌려지는 우리의 사랑.
차라리 생각지 말고 지워버리자 해도
너를 기억해낼 수 밖에 없는
나의 슬픔은
안으로만 침잠하여가고
닿을 수 없는 거리의 밖
각질부에서 시작되어
피하조직까지 스미어드는 고통,
격리된 시간과 공간 사이
화려한 언어들마저 잊게하고
창백한 기억을 헤집으며
절망처럼 스멀거리는
저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