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1379

영혼의 푸른 수첩

영혼의 푸른 수첩 -은솔 문 현우- 나에겐 영혼의 푸른 수첩이 있지요 우울한 날이면 비를 맞고 서서 그리움의 주홍글씨 써내려갑니다 나에겐 영혼의 노을빛 수첩이 있지요 캄캄한 세월을 밝히고 싶어 가슴밭에 꽃향기를 가득 뿌리면 계절의 저편 길에서 하얀 나비 한 마리 다가옵니다 가슴 가득 염원을 안고 부여잡은 두 손으로 닫혔던 문 열어젖히면 그녀 향한 연정이 강물 되어 흐르는 영원한 사랑의 수첩 내게 있지요.

Evergreen Tree

Evergreen Tree -은솔 문 현우- 늘 푸른 상록수처럼 푸르르길 바라는 사랑 그런데 난 왜 이 노래를 들으면 푸르지 못하고 끝난 사랑이 생각나는걸까? 처음 들었던 중학교 때부터 그런 생각에 슬퍼지곤했다 지난 날 다정했던 연인과 속삭이며 입맞추며 사랑을 맹세하던 자리에 훗날 한 남자가 혼자 찾아와 그 자리를 거닐며 뱉어내는 쓸쓸한 독백이 떠오른다 그 때처럼 이 곳은 푸르른데 당신은 어디로 갔소? 내가 이렇게 다시 왔는데 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거요.. 당신이 보고싶소 너무나도 그립소, 우리 지난 사랑이...

당신을 향한

『 당신을 향한... 』/ 은솔 문 현우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이름모를 먼 산 바위 하나가 따뜻해지겠네 그렇게 데워진 공기 사이로 꽃들이 피어나고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네 당신 향한 애처로움으로 하얀 낮달처럼 처연하게 기도하련만 종소리는 들려오지 않습니다 강물의 흐름 끝나는 그곳에 빛은 숨결처럼 남아있겠지요.

강 -은솔 문 현우- 내 속에 차가운 강이 흐른다 휘청휘청 걸어오는 강줄기 눈물 흩뿌리며,입술 깨물며 억년 절망을 품고 스러져 누워 굽이굽이 흘러 아득한 바다로 향한다 시간과 나란히 병진하며 흐르는 강 강 밑바닥에선 오래된 피눈물로 얼룩진 글자들이 은어들처럼 떼지어 솟구쳐 물결을 거슬러오르고 강 위엔 뼈시린 아픔에 진저리치며 푸드득 날개쳐 살점을 흩뿌리며 떠오르는 흰 새 몇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