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강
『 시간의 강 』 -은솔 문 현우- 한겨울 바람이 마른 가지들을 부러뜨리고 뜨락을 서성이던 시간은 사라져 그림자마저 보이지 않는다 발 아래 누운 풀들의 입술은 시퍼렇게 바들바들 떨고 있다 이제 흘러온 시간의 강 하구에서 지나간 날들은 모두 모닥불에 모여드는 벌레처럼 태워버리자 과거는 항시 그리움으로 남는 것, 미련으로 이어져 뇌수에 뿌리를 내려도 이제 그만 안스러워하자 삶은 신파극 무대는 항시 바뀌고 막(幕)과 장(章)은 달라진다 그래도 남은 기억일랑 형상화(形象化) 할 수 밖에, 세월의 강물 흐르는 언저리에서 미래를 기림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