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길에는... 』/ 은솔 문 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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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너와 내가 걸었던 그 길에도
비가 내리고 있는데
너와 만나서 차를 마시던 카페에는
지금도 어스름한 조명 아래서
다른 연인들이 밀어를 나누고있겠지.
함박눈이 흩날리던 그 겨울의 찻집
혹은 너와의 추억이 서려 있던
낙엽이 구르던 고궁 돌담길에도
만남의 흔적이 남아있을까?
저기 잊혀진 전설을 캐는 고목의 뿌리,
고독의 심연에 침잠하여버린 나날들
계절을 몰고오는 시간의 교차로에서
생의 멀미를 느끼며
지난 추억 어린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