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1575

가을 단상

가을 단상 -은솔 문 현우- 어느새 초록빛이던 나무는 붉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고 찬 바람 맞으며 서서 쓸쓸히 떨고 있다. 깊은 외로움의 늪이기에 기다림의 꼿꼿한 육신으로 서서 따스함을 갈구하는 체온으로 스산한 바람을 녹여간다 훈훈한 미소가 감도는 곱고 환한 얼굴을 떠올리며 투명한 바람으로 그대 영혼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싶다.

스카보루의 추억을 들으며

『 스카보루의 추억을 들으며 』 -은솔 문 현우- 나는 보았다 가슴 밑바닥에서 잊고있었던 이름 붙일 수 없는 슬픔 같은 것들이 조금씩 눈떠 어느새 강물되어 흐르는 것을 스카보루의 추억을 즐겨 듣던 어린 날은 가고 시간은 덧없이 서쪽으로 달리고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서글픔 노을 무렵 낯선 풍경 속에 던져져 아이처럼 울고싶을 때 흩날리며 젖는 내 영혼의 꽃잎.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 -은솔 문 현우-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이름 모를 먼 산 바위 하나가 따뜻해지겠네 그렇게 데워진 공기 사이로 꽃들이 피어나고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네. 당신 향한 애처로움으로 하얀 낯달처럼 처연하게 기도하련만 종소리는 들려오지 않습니다 강물의 흐름 끝나는 그곳에 빛은 숨길처럼 남아있겠지요. 

가을이 떨어져 내린 날에...

『 가을이 떨어져 내린 날에... 』 -은솔 문 현우- 가을이 떨어져 내린 어느 날 낙엽으로 덮인 호젓한 길을 옷깃을 올리고 고개 숙인 채 말없이 걸었습니다 낙엽이 지층처럼 쌓인 이 길을 홀로 걸어야 했음은 기억 속의 사랑이 희미한 까닭에 가슴속 우울함 거두고 싶어서였지만 외진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눈물은 볼을 타고 흐르고 한 마리 외로운 새 생각이 났습니다 당신의 신비스런 환상이 있어 인내하며 당신을 불렀지만 당신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줄기 투명한 바람이었습니다 쓸쓸함을 홀로 말없이 사위며 낙엽진 길을 외로이 걸어갑니다..

연가 118

『 연 가 118 』 -은솔 문 현우- 차가운 가슴 속에 당신 얼굴 자리함이 내 작은 영혼 속에 당신 있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입니까? 마음 속 깊이 새겨진 그대 있어서 차가와지는 날씨에도 외롭지 않습니다 그대 눈빛 늘 나를 파고들어 살아갈 세월이 슬프지 않습니다 당신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기에 앙상한 나무 닮은 내 모습이 쓸쓸하지 않습니다 삶의 무게 힘에 겨워 하늘을 보면 눈가에 이슬이 고이지만 내 안에 항상 그대가 있어 쓸쓸히 미소 지을 수 있습니다.

가을 연가

가을 연가 -은솔 문 현우- 내 살 속에 감춰둔 깊은 말들이 우수수 한숨을 쉰다 가을이면 더 잠 못드는 바람같이 그리운 당신 지난 여름 그대 내 귓가에 설레이는 씨앗 하나 떨구더니 나는 그만 사랑을 앓았다 아무에게도 터놓지 못할 아픔의 방 하나에 갇혀 방문 두드릴 모습 그리다가 선홍열 앓는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조금만 바람이 스치어도 애수띈 눈빛 슬픔에 물들었고 머리칼마다 금빛 물드는 마술에 걸렸다 내 그리움이 다하는 날 언제일런가, 창가엔 하염없이 지는 은행잎 잎새에 묻어나는 그대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