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가을 단상 -은솔 문 현우- 어느새 초록빛이던 나무는 붉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고 찬 바람 맞으며 서서 쓸쓸히 떨고 있다. 깊은 외로움의 늪이기에 기다림의 꼿꼿한 육신으로 서서 따스함을 갈구하는 체온으로 스산한 바람을 녹여간다 훈훈한 미소가 감도는 곱고 환한 얼굴을 떠올리며 투명한 바람으로 그대 영혼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싶다. ♧은솔 자작시♧ 2020.10.07
스카보루의 추억을 들으며 『 스카보루의 추억을 들으며 』 -은솔 문 현우- 나는 보았다 가슴 밑바닥에서 잊고있었던 이름 붙일 수 없는 슬픔 같은 것들이 조금씩 눈떠 어느새 강물되어 흐르는 것을 스카보루의 추억을 즐겨 듣던 어린 날은 가고 시간은 덧없이 서쪽으로 달리고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서글픔 노을 무렵 낯선 풍경 속에 던져져 아이처럼 울고싶을 때 흩날리며 젖는 내 영혼의 꽃잎. ♧은솔 자작시♧ 2020.10.06
깊어가는 가을 『 깊어가는 가을 』 -은솔 문 현우- 가을은 깊어간다 국화꽃 사이로 휘이잉 소리를 내는 바람 짙어가는 잎새의 노랗고 빨간 주름살과 현기증을 남기며 내게 허락된 다량의 푸석거리는 슬픔과 한숨 가을의 머리카락 몇 올 풀어 대지 위에 떨어지기 시작하며... ♧은솔 자작시♧ 2020.10.05
갈 대 갈 대 -은솔 문 현우- 흰 갈기를 출렁이며 결따라 낮게 몸 숙이고 잃었던 전설을 찾아 피리 소리 내며 누워있다 초가을의 숨결 지천에 퍼져있고 소슬바람에 몸을 맡기면 허리 꺾이며 삭아지는 시간 흐르는 물소리 퍼올리는 서걱거림 바람은 조금씩 차가와지고 우우 아스라히 멀어지는 돌아올 길 없는 메아리. ♧은솔 자작시♧ 2020.10.04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 -은솔 문 현우-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이름 모를 먼 산 바위 하나가 따뜻해지겠네 그렇게 데워진 공기 사이로 꽃들이 피어나고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네. 당신 향한 애처로움으로 하얀 낯달처럼 처연하게 기도하련만 종소리는 들려오지 않습니다 강물의 흐름 끝나는 그곳에 빛은 숨길처럼 남아있겠지요. ♧은솔 자작시♧ 2020.10.03
10월의 연가 『 10월의 연가 』 -은솔 문 현우- 계절은 어느덧 시월로 접어들고 저 편으로 지는 잎새들, 국화 함초롬이 피어난 그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온몸으로 스며드는 싸늘함 어설프기만한 내 사랑 꾹꾹 누르면 스폰지처럼 눈물이 흥건한 채 안타깝기 그지없는, 나는 간다 지는 꽃잎 위로 발자국 남기며...... ♧은솔 자작시♧ 2020.10.01
갈대밭에서 갈대밭에서 -은솔 문 현우- 스쳐 지나간 바람 속에 맺힌 이슬 방울, 맑은 눈빛이 흐려지고 하오의 그늘이 내리는 갈대밭 소리 죽인 고요 나즈막히 서걱이는 흐느낌의 강물 고개를 들면 외로운 철새는 날아가고 낮은 하늘엔 구름만 가득할 뿐. ♧은솔 자작시♧ 2020.09.30
가을이 떨어져 내린 날에... 『 가을이 떨어져 내린 날에... 』 -은솔 문 현우- 가을이 떨어져 내린 어느 날 낙엽으로 덮인 호젓한 길을 옷깃을 올리고 고개 숙인 채 말없이 걸었습니다 낙엽이 지층처럼 쌓인 이 길을 홀로 걸어야 했음은 기억 속의 사랑이 희미한 까닭에 가슴속 우울함 거두고 싶어서였지만 외진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눈물은 볼을 타고 흐르고 한 마리 외로운 새 생각이 났습니다 당신의 신비스런 환상이 있어 인내하며 당신을 불렀지만 당신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줄기 투명한 바람이었습니다 쓸쓸함을 홀로 말없이 사위며 낙엽진 길을 외로이 걸어갑니다.. ♧은솔 자작시♧ 2020.09.29
연가 118 『 연 가 118 』 -은솔 문 현우- 차가운 가슴 속에 당신 얼굴 자리함이 내 작은 영혼 속에 당신 있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입니까? 마음 속 깊이 새겨진 그대 있어서 차가와지는 날씨에도 외롭지 않습니다 그대 눈빛 늘 나를 파고들어 살아갈 세월이 슬프지 않습니다 당신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기에 앙상한 나무 닮은 내 모습이 쓸쓸하지 않습니다 삶의 무게 힘에 겨워 하늘을 보면 눈가에 이슬이 고이지만 내 안에 항상 그대가 있어 쓸쓸히 미소 지을 수 있습니다. ♧은솔 자작시♧ 2020.09.28
가을 연가 가을 연가 -은솔 문 현우- 내 살 속에 감춰둔 깊은 말들이 우수수 한숨을 쉰다 가을이면 더 잠 못드는 바람같이 그리운 당신 지난 여름 그대 내 귓가에 설레이는 씨앗 하나 떨구더니 나는 그만 사랑을 앓았다 아무에게도 터놓지 못할 아픔의 방 하나에 갇혀 방문 두드릴 모습 그리다가 선홍열 앓는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조금만 바람이 스치어도 애수띈 눈빛 슬픔에 물들었고 머리칼마다 금빛 물드는 마술에 걸렸다 내 그리움이 다하는 날 언제일런가, 창가엔 하염없이 지는 은행잎 잎새에 묻어나는 그대 얼굴. ♧은솔 자작시♧ 202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