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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것들은...

존재하는 것들은... / 은솔 문 현우 존재하는 것들은 깨진다 돌을 깨니 모래가 된다 얼음을 깨니 이슬이 된다 말을 깨니 별이 된다 눈물을 깨니 상처가 된다 나를 깨니 피가 난다 절망으로 피는 꽃나무 꽃이 깨지니 열매가 된다 존재하는 것들은 허물을 벗는다 알의 허물을 벗고 나오는 애벌레 애벌레의 허물을 벗고 나오는 유충 유충의 허물을 벗고 나오는 나비 허물을 벗고 번쩍 뜨는 속눈.

이별의 멍에

『 이별의 멍에 』 / 은솔 문 현우 막다른 골목에 이른 인연의 출구 내 어이 기억할 수 밖에 없는 당신의 이름. 뇌수의 백지 위에 숱하게 그려지는 당신과 나의 지난 날의 형상 흩어진 추억의 시간 위로 뿌려지는 우리의 사랑. 차라리 생각지 말고 지워버리자 해도 너를 기억해낼 수 밖에 없는 나의 슬픔은 안으로만 침잠하여가고 닿을 수 없는 거리의 밖 각질부에서 시작되어 피하조직까지 스미어드는 고통, 격리된 시간과 공간 사이 화려한 언어들마저 잊게하고 창백한 기억을 헤집으며 절망처럼 스멀거리는 저것은 무엇일까....

상념 2

『 상 념 2 』 -은솔 문 현우- 함께할 수 없는 영속성과 내 것으로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가슴 저 편에 묻고 날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끈질긴 그리움을 반가이 맞이할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진실된 마음을 준 것으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어리석은 자괴감으로 다가오고 변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인간과 세상 모든 것이라 생각하면 공허감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