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1575

시간의 강이 흐르면...

『 시간의 강이 흐르면... 』/은솔 문 현우 신록이 짙어가는 즈음 그대 느끼는가, 허공의 언저리에서 흩어지는 안개 속 조각난 기억의 아른거림을. 엉겨진 슬픈 추억과 미련 아픔처럼 번지어가는 지난 날들이 꿈틀거리는 끄트머리 조금씩 전보다는 잊혀졌지만 지난 날 함께 하던 곳을 거닐면 가슴 한 켠이 아릿해오고 언제쯤 안그렇게 될까? 숱하게 흔들리는 사랑의 멀미 속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체념, 마주할 수 없는 시간들 이제 그만 안스러워하고 마비되어버린 의식의 통증을 마다하지 말자 남은 기억일랑 조금씩 잊혀져갈테니 세월의 강물 가운데 미래를 기림해야 하리라.

그대를 위한 노래

『 그대를 위한 노래 』 시:은솔 문 현우 그대 거기 서있었는가 칠흙같이 어두운 밤 암초에 걸려 난파한 배의 울음소리 퍼지는 바다에 한줄기 불밝히는 등대로 서 있었는가 암초 때문에 더욱 빛나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한다면 우리는 生의 무수한 장애물들을 모두 부수어 버려야 한다. 저물도록 괴로왔던 핏톨의 꿈 동요하지 않던 살(肉) 깊은 잠을 자다말고 잠결에 잡는 손 여전히 굳건한 희생의 자취 바람은 더이상 불지 않으리.

영혼의 푸른 수첩

영혼의 푸른 수첩 -은솔 문 현우- 나에겐 영혼의 푸른 수첩이 있지요 우울한 날이면 비를 맞고 서서 그리움의 주홍글씨 써내려갑니다 나에겐 영혼의 노을빛 수첩이 있지요 캄캄한 세월을 밝히고 싶어 가슴밭에 꽃향기를 가득 뿌리면 계절의 저편 길에서 하얀 나비 한 마리 다가옵니다 가슴 가득 염원을 안고 부여잡은 두 손으로 닫혔던 문 열어젖히면 그녀 향한 연정이 강물 되어 흐르는 영원한 사랑의 수첩 내게 있지요.

Evergreen Tree

Evergreen Tree -은솔 문 현우- 늘 푸른 상록수처럼 푸르르길 바라는 사랑 그런데 난 왜 이 노래를 들으면 푸르지 못하고 끝난 사랑이 생각나는걸까? 처음 들었던 중학교 때부터 그런 생각에 슬퍼지곤했다 지난 날 다정했던 연인과 속삭이며 입맞추며 사랑을 맹세하던 자리에 훗날 한 남자가 혼자 찾아와 그 자리를 거닐며 뱉어내는 쓸쓸한 독백이 떠오른다 그 때처럼 이 곳은 푸르른데 당신은 어디로 갔소? 내가 이렇게 다시 왔는데 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거요.. 당신이 보고싶소 너무나도 그립소, 우리 지난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