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1574

바 람 2

바 람 2 시: 은솔 문 현우 바람이 수색대원처럼 산을 넘어 하얗게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다 타는 노을녘으로 남루한 가슴 씻어보면 거기 다 못가고 휘청거리는 고통의 무희들 강바닥을 긁으며 젖은 바람이 일어선다 무덤처럼 드러누웠던 날들이 고개를 쳐든다 늑골을 헤집는 바람 존재의 절벽들 그 아래 웅크리고 서성이는 나무들 큰 가슴의 환멸과 스러짐 사이엔 텅빈 집이 있지 아무리 고개를 저어보아도...

슬픈 능소화

슬픈 능소화 / 은솔 문 현우 폭염 속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바람 사이를 뚫고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몸부림 당신이 저를 찾지 않아도 제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아도 되요 속으로만 감춘 눈물 흘리며 창공을 향해 가지를 뻗는 주체할 수 없는 갈망 혹시 훗날에 저를 만지려거든 눈이 멀 수도 있어요 제 눈빛 탓이 아니에요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문득이라도 제 생각이 떠오르면 슬픈 제 사랑을 한 번 쯤은 기억해 주세요.

그리움,사랑,그리고 시

그리움,사랑,그리고 시 / 은솔 문 현우 창 밖 회빛하늘을 이고 저멀리 그대의 환상 그리워한다는 것, 삶의 일회적 흐름 가운데 누구가를 알게되어 그리워하고 보고파하고 사랑의 기억들 쌓여 뇌수와 가슴에 부동으로 자리한 후 또 시간은 그렇게 흘러 아픔의 상흔을 어루만지며 혼자서만 용해시켜야할 파편들 영혼의 울림으로 한 편의 시를 쓰고 비내리는 밖을 보는 일 삶이란 그런 것인가, 빗방울은 허공을 메워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