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솔 자작시♧ 1574

당신을 향한

『 당신을 향한... 』/ 은솔 문 현우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이름모를 먼 산 바위 하나가 따뜻해지겠네 그렇게 데워진 공기 사이로 꽃들이 피어나고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동안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네 당신 향한 애처로움으로 하얀 낮달처럼 처연하게 기도하련만 종소리는 들려오지 않습니다 강물의 흐름 끝나는 그곳에 빛은 숨결처럼 남아있겠지요.

강 -은솔 문 현우- 내 속에 차가운 강이 흐른다 휘청휘청 걸어오는 강줄기 눈물 흩뿌리며,입술 깨물며 억년 절망을 품고 스러져 누워 굽이굽이 흘러 아득한 바다로 향한다 시간과 나란히 병진하며 흐르는 강 강 밑바닥에선 오래된 피눈물로 얼룩진 글자들이 은어들처럼 떼지어 솟구쳐 물결을 거슬러오르고 강 위엔 뼈시린 아픔에 진저리치며 푸드득 날개쳐 살점을 흩뿌리며 떠오르는 흰 새 몇 마리.

무 더 위

무 더 위 / 은솔 문 현우 이마와 등줄기가 땀으로 다 젖는다 거칠 것 없는 폭염의 몸부림 확확 지표에서 치솟는 숨막히는 열기 5월인데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비라도 한줄기 쏟아졌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시간은 사그락대며 풍화되어 가고있다 바람은 언젠가 살갗 깊이 스며들어 강렬한 군단을 무너뜨리고 뜨거웠던 여름도 시간의 순환 속에 사그라져갈 것임을...